마케팅 속 ‘친환경 원단’은 진짜일까?
최근 패션 브랜드들은 '친환경 원단 사용'을 경쟁하듯 강조하며 지속 가능한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보는 ‘친환경’이라는 문구는 실제로 어떤 기준에 근거한 것인지, 그리고 그 실체가 얼마나 진정성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쉽게 제기되지 않습니다. 예컨대 '리사이클 폴리에스터'라 해도 전체 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도 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오가닉 코튼’이라 하더라도 경작 과정에서 대량의 물과 에너지를 소비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친환경 원단은 표면적인 이미지와 실제 지속 가능성 사이에 괴리가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가장 이슈가 되었던 '무신사 에코레더' 사건을 모두 기억하실 겁니다. 진실로 알고 마케팅에 사용하지 않는다면 이렇게 공개적으로 소비자와 언론에 비난 받을 수 있는 좋은 예시입니다.
인증이 있다고 모두 같은 ‘친환경’은 아니다
이전 포스팅에도 작성했듯이 많은 원단들이 GRS, RCS, Oeko-Tex, Bluesign 등 국제 인증을 통해 친환경성을 주장하지만, 각 인증의 초점과 범위는 다릅니다. GRS는 재활용 원료 비율과 공급망을, Oeko-Tex는 인체 무해성을, Bluesign은 생산 공정을 각각 평가합니다. 이 말은 곧, 특정 인증 하나만으로 제품 전체의 환경 영향을 판단하긴 어렵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GRS 인증을 받은 재활용 원단이라 해도 생산 공정에서 유해 화학물질을 사용했다면, 그 원단이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인증은 신뢰를 위한 수단일 뿐,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완벽한 기준은 아니라는 점을 소비자는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활용 원단도 환경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대표적인 친환경 소재로 꼽히는 ‘리사이클 폴리에스터’는 사실상 폐페트병을 가공한 합성섬유입니다. 이는 원유를 새로 채굴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미세플라스틱 문제에서는 자유롭지 못합니다. 세탁 시 방출되는 미세섬유는 해양 오염의 주범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으며, 수명이 다한 후 다시 재활용되기도 어렵습니다. 과연 이런 과정이 있는 원단을 친환경 원단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오가닉 코튼 역시 합성 농약을 쓰지 않는다는 장점은 있지만, 일반 면보다 훨씬 많은 토지를 필요로 하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대규모 경작지를 사용하면서 생물 다양성을 해치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결국 ‘친환경 원단’이라는 말은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라, 기존 원단보다 상대적으로 나은 선택일 뿐입니다.
지속 가능성은 소재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진정한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려면 원단 그 자체뿐만 아니라, 제품의 전체 수명 주기를 고려해야 합니다. 이는 소재의 생산, 가공, 유통, 사용, 폐기까지 전 과정에 걸친 접근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아무리 친환경 원단을 사용했더라도 패스트패션처럼 빠르게 소비되고 버려진다면, 그것은 지속 가능과 거리가 멉니다. 또한, 소비자가 세탁과 관리에 주의하지 않는다면, 원단 수명은 짧아지고 오히려 더 많은 자원을 낭비하게 됩니다. 이제는 ‘친환경’이라는 마케팅 문구에만 기대기보다는, 제품의 진짜 생애 주기를 살펴보고 ‘덜 사더라도 오래 입을 수 있는’ 가치 소비가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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