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습속건 섬유의 정의: 수분과 공기의 경로 설계
흡습속건 기능은 여름철 의류나 아웃도어 스포츠웨어, 작업복 등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기능성 중 하나로, 피부에서 발생한 땀이나 수분을 빠르게 흡수하고 외부로 이동시켜 신속하게 건조시키는 성질을 의미한다. 일반적인 천연섬유인 면(Cotton)은 흡습성은 우수하지만 속건성은 떨어지며, 폴리에스터(Polyester)는 흡습성이 낮은 대신 속건성은 우수하다. 이러한 특성 차이를 조합하거나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바로 흡습속건 기능성 섬유(hydrophilic–hydrophobic hybrid fibers)이다.
이러한 섬유는 마이크로 단위의 이중구조 또는 다공성(多孔性)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피부에 닿는 면은 수분을 흡수하는 친수성 구조로 설계되어 있고, 겉면은 물을 밀어내는 소수성 구조를 지녀, 내부의 땀이 외부로 빠르게 이동한다. 이때 중요한 물리적 원리는 바로 모세관 현상(capillary action)이다. 실의 단면에 수많은 미세 통로를 구성함으로써 수분이 빠르게 섬유 내부를 따라 이동하고, 넓은 표면적에 도달해 증발 속도를 높인다. 결과적으로 체온 상승, 피부 점착, 냄새 발생 등의 문제를 억제하면서 착용자의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다.
흡습속건 섬유의 핵심 기술: 모세관 구조와 단면 설계
흡습속건 기능은 단순한 섬유 성분이 아닌, 섬유 단면의 물리적 구조 설계가 핵심이다.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구조는 Y형, W형, 오각형, 다중채널형 등이며, 이러한 단면은 실의 표면적을 극대화하고 수분 전달 통로를 효율화하는 데 기여한다. 예를 들어, 오각형 단면은 일반 원형보다 표면적이 약 20% 이상 넓어지며, 이는 수분의 흡수와 증발 속도를 동시에 증가시킨다.
또한, 이형단섬유(bicomponent fiber) 기술을 활용하면 하나의 실 내에 서로 다른 흡습성을 가진 재질을 배치할 수 있다. 예컨대, 내부는 친수성 폴리에스터로 구성하고, 외부는 소수성 폴리프로필렌으로 감싸면, 내부에서 흡수된 수분이 외부로 자연스럽게 배출되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와 같은 구조는 수분이 단순히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동하면서 빠르게 증발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하며, 이는 흡습성과 속건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게 한다.
또한 직조 방식에서도 흡습속건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 일반 평직보다 메쉬 구조나 변형 능직 조직은 통기성과 수분 증발 효과를 높이며, 운동복이나 속건 언더레이어에 자주 사용된다. 이러한 기술은 실질적인 건조 시간 단축에 기여하고, 체온 조절, 위생 유지, 퍼포먼스 향상 등 다양한 장점으로 연결된다.
흡습속건 기능의 시험법: AATCC TM 195와 JIS L 1907
흡습속건 성능은 소비자가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특성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시험을 통해 수치화되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시험법은 AATCC TM 195(미국 섬유협회 기준)와 JIS L 1907(일본공업규격)이 있다. AATCC TM 195는 섬유에 인공적으로 물방울을 떨어뜨린 뒤 수분이 얼마나 빠르게 퍼지고, 표면에 얼마 동안 남아 있는지를 측정해 건조 속도와 흡수 면적을 평가한다. 이 시험은 표준화된 환경에서 진행되어, 동일 소재라도 시험 조건에 따라 수치가 달라지는 변수를 최소화한다.
한 편, JIS L 1907은 원단에 정량의 수분을 가한 후, 물의 흡수량과 건조 시간을 측정하여 흡수성능지수와 건조성능지수를 각각 계산한다. 이 시험은 원단의 수직면에서 수분이 얼마나 빠르게 이동하고 증발하는지를 측정하는 방식이며, 일본 내 기능성 섬유 시장에서는 이 기준이 널리 활용된다.
이외에도 ISO 17617-2, GB/T 21655.1 등 국가별로 다양한 시험 기준이 존재하며, 고급 스포츠웨어 브랜드는 자체 기준을 두어 다중 시험을 병행하기도 한다. 시험 결과는 ‘흡수 시간(sec)’, ‘건조 속도(mm/min)’, ‘잔류 수분율(%)’ 등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며, 소비자에게 기능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자료가 된다.
흡습속건 기능성 섬유의 실제 적용과 소비자 선택 기준
흡습속건 기능성은 여름철 스포츠웨어뿐만 아니라 일상복, 언더웨어, 등산복, 의료용 텍스타일 등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특히 활동량이 많고 땀이 쉽게 찰 수 있는 신체 부위에는 흡수력과 건조력이 균형 잡힌 기능성 구조가 필요하며, 브랜드에서는 이를 위해 2종 소재 배합과 구조적 분할 배치를 활용한다. 예를 들어 등 부분은 빠른 증발을 위한 메쉬조직, 겨드랑이 부분은 향균+흡습이 결합된 구조, 복부는 밀도 높은 제직으로 안정성을 확보하는 식이다.
소 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때는 단순히 ‘속건’이라는 마케팅 문구보다는 시험성적서(예: AATCC195 기준), 섬유 조성, 실 구조(단면), 원단 밀도 등을 참고해야 한다. 또한 세탁 후 기능이 유지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세탁 내구성 테스트(Wash Durability Test)’ 결과가 있는지도 중요하다.
최근에는 친환경 흡습속건 소재 개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식물성 기반 폴리에스터, 재생 셀룰로오스 섬유, 폐페트병 리사이클 소재 등에 흡습속건 기능을 부여하는 기술이 지속가능한 섬유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소비자는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단순한 촉감이나 가격만이 아니라, 기능성과 지속 가능성, 안전성까지 고려하는 지향점을 가져야 한다. 결국 흡습속건 기능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의 의복의 생리적 기능을 최적화하는 기술이며, 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판단은 소비자와 제조자 모두에게 필요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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